제레미의 세상

내 바쁜 나날들: 2004년 크리스마스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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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나서 두번째로 맞는 크리스마스랑 새해. 하지만 전 이제야 비로소 크리스마스 시즌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작년엔 태어난지 3일 밖에 안되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보냈거든요. 이번에는 받은 선물도 직접 풀어보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들과 함께 오븟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

제 연말은요, 저희 아파트에서 엄마랑 아빠가 부산히 짐을 싸는 걸 구경하는 것으로 시작됐지요. 다음날 아빠는 차에 수트케이스를 잔뜩 싣고 엄마랑 저를 공항으로 데려갔어요. 전 처음엔 이게 몇 시간 뒤면 다시 집에 돌아가게 될 외출인지, 보름 넘게 떠나 있을 여행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지만 비행기를 타게 되자 어렴풋이나마 짧은 외출은 아니라는걸 눈치채게 되었답니다. 이번이 제 5번째 비행기 여행이라서 (갈아탄 것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비행기를 15번도 더 타봤답니다) 전 기내에서 아주 여유만만하게 행동했어요.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를 거쳐서 뉴욕주 Syracuse에 도착하니 할아버지랑 삼촌이 마중나와 있었지요. 와~ 참 춥더라구요. 한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Ithaca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 전에도 두번이나 와 봤었지만 제가 혼자 힘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후에는 첨이라서 저한테는 모든게 다 새롭더라구요. 할머니는 온 집안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놓으셨구요, porch room에는 할아버지가 직접 도끼로 찍어 오신 나무에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었지요.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서 Eric 삼촌, Kathy 고모도 대학에서 돌아와 있어서 온 집안이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였답니다. 

전 곧 가족들 모두에게 별명을 지어줬어요. 할아버지는 'Papa'라고 불렀구요, 할아버지를 볼 때면 코를 찡그리면서 '킁킁'하는 소리를 냈지요. 이건 할아버지가 전에 오스틴을 방문하셨을 때 저를 웃기려고 짓던 표정인데 저한테는 할아버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답니다. 여기서 할머니는 애칭으로 Nana라고 하는데 제가 n 발음이 아직 잘 안되는 탓에 그냥 제 나름대로 'Wawa'라고 부르게 되었구요. Wawa는 제게 두 발을 번갈아 바닥에 구르면서 춤추는 걸 가르쳐 주셨어요. Kristin 고모를 저는 'Issin'이라고 불렀구요, Kathy 고모는 'Qua-qua' 라고 지칭했답니다. Kathy 고모를 볼 때면 저는 두 손바닥을 마주 부벼대며 저를 웃겨 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답니다. 아빠가 전에 장갑에서 눈을 떨어내느라고 손을 비비는 걸 보고 제가 뭐가 그리 웃긴지 마구 웃었거든요. 그 뒤로 고모는 저를 웃기려고 할 때는 두 손을 비비며 웃긴 표정을 짓곤 했지요. Eric 삼촌의 이름은 발음하기가 넘 어려워서 그냥 제 주먹을 다른쪽 손바닥에 부딛히는 걸로 삼촌 이름을 대신했지요.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게 되니까 전 너무 즐거웠지요. Ithaca를 방문해 있던 보름 동안 전 아주 많은 걸 배우고 익혔답니다. 블럭을 쌓아올리는 것도 배웠구요, 색깔을 구분하는 법도 배웠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 전 파란색을 볼 때면 항상 'blue'라고 이야기하게 되었지요. 소파랑 침대에서 다리부터 내려오는 방법도 배웠고 높은 곳은 위험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답니다. 또한 자동차에 타거나 지나가는 차들을 보면 'car'하고 외치게 되었구요.

Ithaca에서의 연말은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먼저 제 돌잔치가 있었구요 (제 돌잔치 페이지를 보시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곧 크리스마스가 되었지요. 크리스마스 아침에 보니 트리 밑에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더라구요. 전 선물을 너무 많이 받아서 이걸로 다 뭘 할지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답니다. 며칠 후에는 눈이 함빡 왔고 아빠하고 Eric 삼촌은 절 밖에 데리고 나갔어요. 엄마는 제가 처음 맞은 발렌타인 데이날 오스틴에 눈이 왔었기 때문에 이게 제가 첨 보는 눈은 아니라고 하지만, 전 그건 기억에 없거든요. 이제야 실제로 눈 위를 걸어보고, 아빠가 끌어주는 썰매도 타보고, 진짜 '눈'을 경험한 거지요. 또 며칠이 지나자 새해가 되었어요. 2004년의 마지막 날은 온 가족이 자정까지 자지 않고 샴페인을 마시면서 한 해가 바뀌는 걸 지켜봤지요. 저도 물론 모두와 함께 새해를 축하했구요. 새해 다음날은 할아버지 생신이었어요. 이 날은 온 가족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호숫가 별장에 가서 하루를 보냈어요. 할아버지가 새로 구입해서 일층에 설치한 당구대에서 온 가족이 포켓볼도 치고, 호숫가에 지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맛있는 저녁식사도 하고 할아버지께 생일 선물도 드렸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연말 연시를 보내고 나니 벌써 저희 가족이 오스틴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Ithaca에서 있었던 마지막으로 중요한 이벤트는요, 제가 처음으로 감기에 걸린거랍니다 (아빠한테서 옮은거 같아요). 오스틴에 돌아와서도 며칠 고생했답니다.

Ithaca에서의 크리스마스 시즌은 정말 즐거웠어요. 전 아직도 Papa, Wawa, Issin, Qua-qua, Eric 삼촌, 모두를 그리워한답니다. 곧 다시 모두들 만날 수 있겠지요.

200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찍은 제 사진들이에요. 좀더 큰 이미지를 보려면 각각의 사진들을 클릭해 주세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성당에서 있을 자정 미사에 가기 직전에 벽난로 앞에서 한 컷: 2004-12-24

할아버지하고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손수 만드신 제 크리스마스 스타킹을 들고 계세요. 너무 귀엽죠? 제것이 벽난로 앞에 걸려 있는 스타킹들 중 제일 크답니다. 다음날 아침, 이 스타킹 속에는 산타가 넣어 놓고 간 선물들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2004-12-24

 

크리스마스 미사가 있었던 성당에서 전 엄마랑 아빠가 무안할 정도로 쉬지 않고 종알거렸답니다. 집에 돌아온 후, 좀 미안해진 제가 아빠 다리를 꼭 끌어 안고 화해의 제스쳐를 취하고 있어요: 2004-12-24

 

메리 크리스마스! 드디어 크리스마스 아침. 산타가 저한테 선물을 무지 많이 가져다 줬어요. 저 지난 일년 동안 정말 착한 아기였나 봐요. 선물 중에서 레고 블럭하고 Corn Popper를 풀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어요: 2004-12-25

이건 Corn Popper랍니다.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밀면 아래의 둥근 부분 속에 들어 있는 구슬들이 튀면서 '탁탁' 하는 재밌는 소리를 내요. 근데 저는 그것보다는 이걸 손에 들고 다니는걸 더 좋아했답니다: 2004-12-25

 

와, 여기 이 선물들이 다 제거에요 (물론 아니죠)?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쌓인 선물들을 보고 제가 감탄하고 있었어요: 2004-12-25

제 새 장난감 중 하나가 바로 이거에요. 노란 막대에 색색가지 다른 고리들을 넣어서 쌓아 올리는 장난감이지요. 전 그 중 파란색 고리를 제일 좋아했어요 (그 중 가장 크기도 했구요). 전 이 고리를 엄마랑 아빠가 찾기 힘든 곳에 숨겨놓는 걸 좋아했답니다: 2004-12-25

 

단단히 무장하고 눈이 쌓인 밖에 나갈 채비가 다 되었어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모자랑 장갑은 미네소타에 사시는 숙모 할머니 Jenny가 손수 떠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주신 거랍니다 (장갑은 아직 좀 커요). 너무 이쁘지요?: 2004-12-28

이 하얀 가루가 뭐지? 눈이라구요? 흠... 이걸로 뭘 하나요?: 2004-12-28

 

흰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도 보고...: 2004-12-28

 

아빠가 끌어주는 플래스틱 썰매도 타보고...: 2004-12-28

아빠가 열심히 썰매를 끄는 동안 저는 이렇게 여유롭게 앉아서 설경을 즐기고 있었어요. 아, 이게 바로 사는 맛 아니겠어요: 2004-12-28

 

썰매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는데도 전 울지 않았어요. 오히려 눈을 털어내느라고 장갑 낀 두 손을 비비는 아빠를 보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깔깔대며 한참을 웃어댔답니다: 2004-12-28

2005년 새해의 첫날. 엄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이쁜 하늘색 스웨터를 입고 할머니의 주방 바닥에 발을 구르며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제 모습이에요. 제 옆의 바닥에 보이는 인형은 제가 Ithaca에 머무는 동안 제일 좋아하던 장난감인데 Kathy 고모가 아기 적에 가지고 놀던 인형이래요. 이 인형은 진동이 느껴지면 아기 우는 소리도 내고, 엄마도 찾고 그러거든요. 그럼 제가 가서 꼭 안아주곤 했지요: 2005-1-1

 

엄마랑 아빠가 짖궃게도 제 바지 뒷 주머니에 제 생일 풍선이 달린 끈을 부착했어요. 전 풍선을 뒤에 매단 채 엄마랑 아빠 따라잡기 놀이를 하느라고 할머니집 거실을 열심히 뛰어다녔답니다: 2005-1-1

 

뒤에 풍선을 달고 아직도 뛰어다니고 있는 제레미. 제가 두 손에 들고 있는 건 할머니의 이모님이 손으로 떠서 만든 크리스마스용 컵받침이랍니다: 2005-1-1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할아버지가 읽어주는 'Big Red Barn' 책을 같이 보고 있어요: 2005-1-1

할아버지 생신 날, 온 식구들이 다 호숫가의 별장에서 하루를 보냈지요. 일층 발코니에서 바라본 Cayuga 호수 전경이 참 멋지지요?: 2005-1-2

 

엄마랑 아빠를 비롯한 가족들이 포켓볼을 치고 있는 동안 저는 이렇게 의자에 앉아서 창 밖 호숫가에 지는 석양을 감상하고 있었답니다: 2005-1-2

이제 거의 오스틴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어요. 전 엄마랑 아빠가 교환해 온 개구리 장화를 신고 (선물로 받은게 너무 작거든요) 주방 바닥을 신나게 걸어다녔어요: 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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